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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디스킬링 패러독스: AI는 사람을 더 똑똑하게 만들까, 아니면…

Audrey Ko 2025년 11월 13일
An individual viewing glowing numbers on a screen, symbolizing technology and data.

Photo by <a href="https://www.pexels.com/@ron-lach?utm_source=instant-images&utm_medium=referral" target="_blank" rel="noopener noreferrer">Ron Lach</a> on <a href="https://pexels.com" target="_blank" rel="noopener noreferrer">Pexel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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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AI과 사람 – 일상에서의 능력의 변화
  • 2.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위험: AI 디스킬링 패러독스
  • 3. 기업에서의 AI 패러독스: 생산성은 오르지만, 능력은 떨어진다
  • 4. 의료 현장에서 발견한 역설: AI가 오히려 사람을 더 똑똑하게 만들었다
  • 5. AI와 인간 능력의 관계에 대한 복합적인 그림
  • 6. AI 시대, 우리는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하는가?

1. AI과 사람 – 일상에서의 능력의 변화

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AI와 함께 하루를 시작합니다. 쌓인 이메일을 정리하고, 회의 자료를 준비하며,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AI는 이미 우리의 동료가 되었습니다. 병원에서는 X-ray 판독을 돕고, 법률 사무소에서는 판례를 검색하며, 디자인 스튜디오에서는 초안을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변화는 분명 우리의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었고, 많은 이들이 AI 덕분에 일이 편해졌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편리해진 세상 속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AI는 정말 우리를 더 유능하게 만들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단지 생각하는 과정을 대신해주고 있는 것일까요? 내비게이션 없이 길을 찾으려 할 때 느끼는 그 막연함, 계산기 없이 암산을 해야 할 때의 당황스러움. 우리는 이미 일상 속에서 이러한 능력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의 차원을 넘어섭니다. 앞으로의 교육 체계, 노동 시장의 구조, 그리고 인간 능력의 본질을 다시 정의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AI는 우리의 글쓰기 방식부터 문제 해결 방식, 사고의 구조까지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개념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업스킬링(upskilling)이고, 다른 하나는 디스킬링(deskilling)입니다. 업스킬링은 AI의 도움으로 인간의 능력이 향상되는 현상을 말하며, 디스킬링은 AI가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오히려 사고력과 기술, 판단력이 약화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AI는 우리를 어디로 이끌고 있을까요? 최근 발표된 세 편의 연구는 이 물음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그러나 때로는 불편한 답을 제시합니다.


2.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위험: AI 디스킬링 패러독스

AI를 둘러싼 논의에서 가장 먼저 짚어봐야 할 지점은, 기술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역사적 패턴입니다. MIT Technology Review에 실린 Samuel Greengard의 글은 이 문제를 역사적 맥락 속에서 풀어냅니다. 그는 기술 발전이 가져온 변화의 궤적을 되짚으며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지적합니다. 기술은 인간을 더 강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더 약하게도 만든다는 점입니다.

역사 속 사례들을 살펴보면 이 패턴은 명확해집니다. 총이 등장하면서 전쟁의 양상은 혁명적으로 변했고, 그 결과 수백 년간 이어져 온 궁수의 기술은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워드프로세서가 등장하자 숙련된 필사가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고, 자동차 내비게이션의 보편화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길을 찾는 감각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어떤 기술이든 인간에게 새로운 효율을 제공하는 대신, 인간이 보유하고 있던 능력의 일부를 서서히 약화시키는 면이 존재합니다.

AI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오히려 AI는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하는 기술입니다. 우리는 이제 궁금한 것이 있으면 스마트폰을 꺼내 질문하고 즉시 답을 얻습니다. 보고서 작성이 막히면 AI가 초안을 만들어주고, 복잡한 엑셀 공식을 몰라도 챗봇이 해결해줍니다.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고민하기보다 간단한 프롬프트 하나로 AI에게 정리를 요청합니다. 편리함은 분명히 증가했지만, 그만큼 우리가 ‘생각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넘어가는 순간들도 함께 늘어나고 있습니다.

Greengard는 이러한 현상을 ‘AI 디스킬링 패러독스’라고 명명합니다. AI는 겉으로 보기에 인간에게 엄청난 능력을 부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누구나 전문가처럼 글을 쓰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외국어를 번역하고, 복잡한 정보를 정리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인간 고유의 판단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점차 약화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결정을 AI에게 위임하고,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을 줄여가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없이는 복잡한 길을 찾기 어려워졌고, 스프레드시트의 기능을 외우기보다는 AI에게 물어보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졌습니다. 회의를 준비할 때도 먼저 자료를 찾고 스스로 고민하기보다는, AI에게 “이것 좀 요약해줘”라고 요청하는 순간이 익숙해졌습니다.

물론 이는 편리함 자체를 비난하기 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문제의 핵심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편리함이 쌓일수록 우리의 능력은 어디까지 약화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Greengard는 특히 AI가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에 깊숙이 개입할수록, 이러한 디스킬링 현상이 더욱 가속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인간이 해야 할 ‘판단’이 AI에게 넘어가기 시작하면, 우리는 점점 판단하지 않는 존재로 변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본질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AI가 제공하는 편리함과 인간의 사고 능력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균형을 찾아야 할까요? 그리고 그 균형점은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요?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AI가 실제 현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장에서는 기업 데이터를 통해 드러난 AI 사용의 실제 효과를 들여다보겠습니다. 그 결과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복잡하고, 때로는 불편한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3. 기업에서의 AI 패러독스: 생산성은 오르지만, 능력은 떨어진다

SSRN에 공개된 대규모 기업 데이터 분석 연구는 AI가 실제 업무 현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이 연구는 이론이나 가설이 아닌, 실제 직원들의 AI 사용 로그와 업무 성과 데이터를 추적한 실증 연구입니다. 연구진은 직원들이 AI를 얼마나 자주 사용했는지, 그 도움의 정도는 어떠했는지,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의 능력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세밀하게 분석했습니다.

단기적 효과: 즉각적인 생산성 향상

연구의 첫 번째 발견은 예상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AI를 사용한 직원들은 단기적으로 뚜렷한 성과 향상을 보였습니다. 문서 작성 속도가 빨라졌고, 반복적인 업무의 정확도가 올라갔으며, 특히 초보자들은 빠르게 일정 수준의 성과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AI는 마치 부스트 엔진처럼 작동했습니다. 경험이 부족한 직원도 AI의 도움으로 숙련자와 비슷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고, 업무 처리 시간은 대폭 단축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만 보면 AI는 분명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AI 도입 초기에 이러한 긍정적 효과에 주목하며, 더 많은 업무 영역에 AI를 확대하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장기적 효과: 조용히 진행되는 능력의 약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연구진은 예상치 못한 패턴을 발견하게 됩니다. AI를 많이 사용하는 직원일수록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AI에 의존하게 되었다는 차원을 넘어서는 현상이었습니다. 스스로 탐색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 자체가 줄어들면서, 사고의 근육이 약해지는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발견은 고숙련자들의 변화 패턴이었습니다. 원래 실력이 뛰어났던 직원일수록 AI 도입 초반의 성과 향상 폭은 더 컸지만, 장기적으로는 능력 감소 폭 역시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AI가 제공하는 답에 점차 익숙해지면서, 스스로 깊이 생각하는 과정을 생략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를 만났을 때 먼저 AI에게 물어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문제 해결 방식을 개발하고 훈련할 기회를 잃어버렸습니다.

이는 마치 자동 번역기를 오래 사용하면 외국어 실력이 줄어들고, 계산기를 계속 사용하면 암산 능력이 약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AI는 인간의 훈련 기회를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빼앗아 갑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당장의 업무 성과는 유지되거나 오히려 향상되기 때문에, 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본인도, 조직도 쉽게 인지하지 못합니다.

디스킬링의 메커니즘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AI가 답을 제공할 때, 인간은 그 답이 나오기까지의 사고 과정을 거치지 않습니다.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다양한 해결책을 시도하며, 실패와 성공을 통해 학습하는 과정이 생략됩니다. 결과만 얻을 뿐, 그 결과에 도달하는 방법을 체득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면서 사고 자체의 구조가 변한다는 점입니다. 복잡한 문제를 만났을 때 스스로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먼저 AI에게 물어볼 수 있는 형태로 문제를 단순화하려는 경향이 생깁니다. 이는 문제 해결 능력의 약화를 넘어서, 문제를 인식하고 정의하는 능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연구는 “AI가 실제로 디스킬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합니다. 그러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다음 장에서 살펴볼 의료 분야의 연구는 완전히 다른 그림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4. 의료 현장에서 발견한 역설: AI가 오히려 사람을 더 똑똑하게 만들었다

의료 분야에서 진행된 “Upskilling or Deskilling? Radiology Residents Study”는 앞서 살펴본 기업 연구와 완전히 상반된 결과를 제시합니다. 이 연구는 AI가 의료 전공의들의 진단 능력을 약화시키는지, 아니면 강화시키는지를 실험적으로 검증한 연구입니다.

연구 설계의 정밀함

연구진은 8명의 영상의학과 전공의를 대상으로 정밀한 실험을 설계했습니다. 같은 150개의 X-ray 이미지를 세 가지 다른 방식으로 판독하게 했습니다. 첫 번째는 AI의 도움 없이 전공의 혼자 판독하는 방식이었고, 두 번째는 전공의가 원할 때만 AI의 판독 결과를 참고할 수 있는 방식(on-demand), 세 번째는 처음부터 AI의 판독 결과가 함께 표시되는 방식(integrated)이었습니다.

연구진은 단순히 정답률만 측정하지 않았습니다. 진단의 정확도, 오차의 정도, 전공의 간의 일관성, 그리고 특히 중요한 지점으로 AI가 오답을 제시했을 때 전공의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까지 세밀하게 측정했습니다.

첫 번째 발견: 정확도의 향상

연구 결과 AI는 전공의들의 진단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평균 절대 오차(MAE)는 줄어들었고, 전공의들 간의 진단 일관성은 0.665에서 0.813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는 AI의 도움으로 모든 전공의들이 평균적으로 더 정확하고 일관된 판독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경험이 적은 전공의들의 경우, AI의 도움으로 숙련된 전문의 수준에 근접한 판독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발견: 비판적 사고의 유지

그러나 더 중요한 발견은 따로 있었습니다. 전공의들은 AI의 판독 결과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AI가 틀린 답을 제시했을 때도, 전공의들은 자신의 판단으로 오류를 걸러냈습니다. 이는 기업 연구에서 나타난 “AI에 대한 맹목적 의존”과는 완전히 다른 패턴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의료 분야에서는 진단의 근거를 명확히 설명해야 하는 훈련 체계가 확립되어 있었고, 전공의들은 AI의 결과를 하나의 참고 자료로 받아들이되 최종 판단은 스스로 내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의료 교육 과정에서 다양한 케이스를 직접 학습하고, 오진의 위험성을 반복적으로 교육받기 때문에, AI의 판단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습관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세 번째 발견: 통합형 AI에서의 업스킬링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AI 제시 방식에 따른 차이였습니다. AI의 판독 결과가 처음부터 함께 표시되는 통합형(integrated) 방식에서 업스킬링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AI가 단순히 정답을 대신 제공하는 도구가 아니라, 전공의의 사고 과정을 돕는 코치로 작동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었다는 의미입니다.

전공의들은 AI의 판독 결과를 보면서 “왜 AI는 이렇게 판단했을까?”, “내 판단과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이는 단순히 답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AI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사고를 확장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공의들은 AI의 도움으로 더 빠르게 학습했고, 더 정확한 진단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차이를 만든 요인들

이 연구가 기업 연구와 다른 결과를 보인 이유는 명확합니다. 첫째, 의료 분야에는 충분한 학습 피드백 구조가 있었습니다. 진단 결과는 추후 검증되고, 오진의 경우 그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이 체계화되어 있었습니다. 둘째, AI가 최종 의사결정자가 아니라 보조 도구로 명확히 정의되어 있었습니다. 셋째, 비판적 사고를 유지할 수 있는 교육 환경과 문화가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이 연구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AI가 인간의 능력을 약화시키느냐 강화시키느냐는 AI 기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환경과 방식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5. AI와 인간 능력의 관계에 대한 복합적인 그림

이제 우리는 세 편의 연구를 통해 AI와 인간 능력의 관계에 대한 복합적인 그림을 얻게 되었습니다. Greengard의 역사적 분석은 기술이 가진 양면성을 보여주었고, 기업 데이터 연구는 AI가 실제로 디스킬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으며, 의료 연구는 적절한 환경에서 AI가 업스킬링을 촉진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AI가 디스킬링을 일으키는 조건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AI가 인간의 능력을 약화시키는 상황에는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생각해야 할 과정을 AI가 모두 대신해줄 때입니다.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며,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 없이 바로 답을 얻게 되면, 사고 능력은 점차 약화됩니다.

둘째, 반복 업무에서 판단력이 사라질 때입니다. AI가 제시하는 답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습관화되면, 각 상황의 맥락을 고려하고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능력이 둔화됩니다.

셋째, 즉각적인 효율이 장기적 사고력을 갉아먹을 때입니다. 당장의 업무 처리 속도는 빨라지지만, 깊이 있게 생각하고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하는 능력은 점차 퇴화합니다.

AI가 업스킬링을 촉진하는 조건

반대로 AI가 인간을 더 유능하게 만드는 상황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첫째, 충분한 학습 피드백이 있을 때입니다. AI의 제안이 옳은지 그른지를 검증하고, 그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 있으면 AI는 훌륭한 학습 도구가 됩니다.

둘째, AI가 정답 기계가 아니라 생각을 돕는 파트너로 작동할 때입니다. AI의 제안을 하나의 관점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자신의 판단과 비교하는 과정에서 사고력은 오히려 확장됩니다.

셋째, 인간이 비판적 사고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일 때입니다. AI에 대한 맹목적 신뢰가 아니라, 그 한계를 인식하고 최종 판단의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는 명확한 인식이 공유될 때 업스킬링이 가능합니다.

핵심 결론: 설계의 문제

세 연구가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결론은 명확합니다. AI가 업스킬링이 될지 디스킬링이 될지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 경험의 설계’가 결정합니다.

같은 AI 기술이라도 어떻게 제시되고, 어떤 맥락에서 사용되며, 어떤 피드백 구조가 마련되어 있는지에 따라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기업 환경에서는 디스킬링이 발생했지만, 의료 환경에서는 업스킬링이 일어났습니다. 이 차이는 AI 기술의 차이가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시스템과 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6. AI 시대, 우리는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하는가?

AI는 이미 우리의 일하는 방식, 배우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제 우리 앞에는 두 갈래의 길이 놓여 있습니다.

첫 번째 길: 생각하지 않는 인간

하나는 AI에게 모든 판단을 맡기고 점점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 되는 길입니다. 이 길은 편하고 빠릅니다. 복잡한 문제가 생기면 AI에게 물어보면 되고, 어려운 결정이 필요하면 AI의 추천을 따르면 됩니다. 당장의 업무 효율은 올라가고, 시간은 절약됩니다.

그러나 이 길을 계속 걸어가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의 사고력은 점점 약해지고, 새로운 문제를 만났을 때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퇴화합니다. AI 없이는 제대로 일할 수 없는 존재가 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는 무력해집니다. 더 나아가 판단력과 비판적 사고 능력이 약해지면서, AI가 제시하는 답이 적절한지조차 평가할 수 없게 됩니다.

두 번째 길: 사고력을 확장하는 인간

다른 하나는 AI를 거울처럼 활용해 사고력을 확장하는 인간이 되는 길입니다. 이 길에서 AI는 생각을 대신해주는 도구가 아니라, 생각을 돕는 파트너가 됩니다.

AI의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대신 질문합니다. “왜 이런 답이 나왔을까?”, “다른 관점은 없을까?”, “이 답의 한계는 무엇일까?” AI의 제안과 자신의 판단을 비교하고, 그 차이가 나는 이유를 고민합니다. AI를 사용하되, 최종 판단은 스스로 내립니다. 이 과정에서 사고력은 오히려 더 단단해집니다.

의료 전공의 연구가 보여주었듯이, AI는 적절히 활용하면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 데이터 연구가 경고하듯이, 무분별하게 의존하면 우리를 조용히 둔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선택의 시간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AI의 발전 속도가 아니라 우리의 선택입니다. 우리가 지금 어떤 방식으로 AI를 사용하기로 결정하느냐가, 앞으로 우리가 어떤 인간으로 남을지를 결정할 것입니다.

AI와 함께 사고하고, AI에게 질문하며, AI와 함께 ‘생각하는 연습’을 계속하는 사람이 결국 더 강해집니다. 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단순히 AI를 잘 사용하는 능력이 아닙니다. AI를 활용하면서도 독립적 사고 능력을 유지하고, 두 가지를 균형 있게 결합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작은 선택이 만드는 미래

결국 모든 것은 일상의 작은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AI에게 물어볼 것인가, 아니면 먼저 스스로 생각해볼 것인가. AI가 제시한 답을 그대로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수정할 것인가. 이런 작은 선택들이 쌓여서 우리의 능력을 형성합니다.

AI는 분명 강력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지, 더 약하게 만들지는 전적으로 우리가 그 도구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내리는 작은 선택 하나하나가, 미래의 우리 능력을 결정할 것입니다.

참고문헌

1) 기업 데이터 기반 AI 디스킬링 연구 (SSRN)

Liu, S., & Yin, Y. (2024). AI and the Dynamics of Skill Acquisition: Evidence from Workplace Data. SSRN Electronic Journal. https://doi.org/10.2139/ssrn.5070304


2) 의료 영상 판독 AI 업스킬링/디스킬링 연구 (Radiology Residents Study)

Smailagic, A., Himwana, M. L., Mesinovic, M., et al. (2024). Upskilling or deskilling? Analyzing how different AI support systems affect radiology residents’ performance. Insights into Imaging, 15(126). https://doi.org/10.1186/s13244-024-01893-4


3) AI 디스킬링 패러독스 기사 (MIT Technology Review)

Greengard, S. (2025). The AI Deskilling Paradox: Gains from AI may lessen the value of individual expertise and erode organizational capacity. MIT Technology Review.
(원문 기사 URL 기반 참고문헌 — DOI 없음)


4) AI Deskilling Paradox 개념을 소개한 과학 기사 원문

Greengard, S. (2025). The AI Deskilling Paradox. MIT Technology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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