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처럼 생각하는 AI의 탄생, ‘Centaur’ — 인지모형의 진화와 통합의 미래

[AI와 인간 인지의 교차점: 인지모형의 진화와 새로운 도전]

인공지능이 점점 더 인간다워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계산을 잘하거나 말을 유창하게 하는 수준을 넘어서, 이제는 인간처럼 ‘생각’하고 ‘판단’하며 ‘결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의 중심에는 ‘인지 모델(cognitive model)’이라는 강력한 개념이 있습니다. 이 모델들은 인간의 사고 과정을 수학적으로, 혹은 신경망 구조로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컴퓨터가 사람처럼 행동하게 만들려는 시도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인지 모델은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컨대, 한 가지 특정 실험에는 매우 정교하게 작동하지만, 그 실험을 벗어나면 예측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말하자면, 퍼즐 하나는 아주 잘 맞추지만, 그림이 바뀌면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Centaur’라는 이름의 새로운 인지 모델이 등장했습니다. 마치 그리스 신화의 반은 인간이고 반은 말인 생명체처럼, 이 모델은 반은 최신 언어모델(GPT-2 계열), 반은 인간의 인지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규칙 기반 사고(rule-based reasoning)’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입니다. 인간의 사고를 모사하기 위한 인공지능의 새로운 도전, Centaur는 단순한 실험 도구를 넘어 인공지능의 진화 방향을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인간 인지를 배우는 AI: Psych-101과 Centaur의 학습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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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aur는 단순히 텍스트를 예측하거나 정답을 맞추는 모델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인간이 다양한 심리학 실험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했는지를 학습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 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해 연구팀은 ‘Psych-101’이라는 전례 없는 규모의 데이터셋을 구축하였습니다. 이 데이터셋은 무려 16개 하위 분야의 160개 실험에서 1,000만 개 이상의 선택 데이터를 수집하였고, 참여자 수만 6만 명이 넘습니다.

이 데이터는 단순한 선택 결과만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각 실험의 조건, 문맥, 설계 구조와 같은 ‘심리 실험의 문법’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Centaur는 “이런 조건에서는 인간이 이렇게 판단했다”는 수많은 규칙과 패턴을 학습하였고, 이후에는 새로운 실험 문장을 입력했을 때 사람처럼 판단을 ‘추론’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Centaur는 “선택지 A는 즉각적인 보상이지만 B는 지연된 큰 보상”이라는 실험 설정을 처음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이 보이는 ‘지연 회피 성향(delay discounting)’에 맞춰 B를 덜 선택하는 경향을 그대로 예측해냈습니다. 이는 모델이 단순한 복붙식 반응이 아니라, 인간의 인지 원리를 ‘이해하고’ 적용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기존 AI 인지모형과의 차별성: Centaur의 놀라운 일반화와 뇌 정렬]

Centaur의 가장 큰 특징은 “범용성”입니다. 기존의 인지 모델들이 특정 실험이나 구조에만 최적화되었다면, Centaur는 훈련에 포함되지 않은 실험이나 완전히 새로운 문맥에서도 일관되게 인간과 유사한 반응을 보입니다. 이 점에서 ‘인간 사고의 일반 원리’를 잡아낸 모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Centaur가 인간의 뇌활동과도 높은 정합성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Centaur가 예측한 ‘내부 신경 표현(internal representation)’을 fMRI 데이터와 비교 분석하였고, 실제 인간의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등 고차원 인지를 담당하는 뇌영역에서 놀랍도록 유사한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AI가 단지 행동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뇌 수준의 사고 구조까지도 모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기존 AI 인지 모델들이 인간과 ‘겉모습’은 비슷하되, ‘속마음’은 전혀 달랐던 데 비해, Centaur는 내부 표현까지 닮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을 닮은 AI, 사회로 나올 준비를 하다]

Centaur의 응용 가능성은 매우 넓습니다. 교육에서는 학생의 인지 패턴을 분석하여 맞춤형 문제를 제시하거나, 정신건강 분야에서는 환자의 사고 경로를 이해하고 보다 정밀한 상담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또한 UX 디자인에서는 사용자의 무의식적 선택 패턴을 예측하여, 더 직관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Centaur는 인간처럼 ‘생각’하는 AI의 길을 여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인지가 갖는 유연성과 규칙성, 그리고 그 이면의 뇌 활동까지 모사하려는 시도는,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과 공존하는 존재가 되기 위한 본질적인 단계입니다.

물론, 인간을 닮은 AI가 사회에 미칠 윤리적 파장과 감시 문제는 앞으로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AI가 인간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그 첫 번째 진지한 대화 상대가 바로 Centaur입니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AI가 똑똑하다”가 아니라 “AI가 우리처럼 생각할 수 있다”는 시대의 문턱 앞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하이브리드 존재, Centaur가 있습니다.

참고문헌

Binz, M., Akata, E., Bethge, M., Brändle, F., Callaway, F., Coda-Forno, J., Dayan, P., Demircan, C., Eckstein, M. K., Éltető, N., Griffiths, T. L., Haridi, S., Jagadish, A. K., Ji-An, L., Kipnis, A., Kumar, S., Ludwig, T., Mathony, M., Mattar, M., Modirshanechi, A., … Schulz, E. (2024). A foundation model to predict and capture human cognition.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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