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현장을 위한 디지털 전환: 기술은 어떻게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제는 현장의 문제입니다]

“당신이 오늘 사용한 가장 오래된 기술은 무엇인가요?”
아마 종이 문서일지도 모르고, 혹은 매일 같은 시간에 껐다 켜야 하는 업무용 PC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구식 시스템이 공장 바닥, 물류창고, 병원 수술실까지 깊숙이 남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최근 몇 년 간 기업들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바로 이 오래된 ‘레거시 시스템(legacy system)’을 어떻게 바꾸느냐입니다. 레거시란 한 마디로 말해, 이전 시대의 기술로 만들어졌지만 아직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스템을 뜻합니다. 문제는 이 시스템들이 요즘 시대의 클라우드, 모바일, 인공지능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묻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낡은 시스템과 새로운 기술이 손을 잡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그 해답이 바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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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ELG21 on Pixabay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무엇인가요?]

이 용어, 처음 들으면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조직의 방식 자체를 다시 설계하자”는 겁니다. 단순히 종이 문서를 전자화하거나, ERP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서—일하는 방식, 협업 구조, 고객 응대까지 기술을 중심으로 다시 짜보자는 시도입니다.

이전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경영진이 좋아하는 단어 정도로 여겨졌습니다. 기업의 비전이나 전략 발표 때만 등장했죠. 하지만 이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 변화는 실제 현장에서 ‘지금 이 순간’ 벌어지고 있습니다.


[디지털이 공장 바닥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MIT Technology Review Insight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은 이제 단순한 개념이 아닌 현장의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위스의 에너지 기업 BKW는 140개 자회사에 원격 IT 지원 시스템을 도입해, 기술 문제가 생겨도 현장 근로자가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미국 보험사 RLI는 또 다른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직원들이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넘겼던 소소한 장비 문제들이 나중에 큰 장애로 이어지곤 했죠. 이제는 모니터링 소프트웨어가 실시간으로 장비 상태를 체크하고, 문제가 생기기 전에 먼저 IT팀이 해결에 나섭니다.

이런 시스템은 단순히 ‘편리하다’는 수준을 넘어서, 생산성 22% 향상, 고객 만족도 2배, 수익성 최대 25% 증가라는 실질적인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출처: Deloitte)


[AI가 들어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이제 여기에 ‘AI’가 결합되면 어떨까요?
단순한 챗봇이나 문서 요약기가 아닙니다. AI는 이제 공장이나 물류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문제를 예측하고,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전문가처럼 작동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솔루션 기업 Innovapptive는 이러한 AI 기반의 ‘Connected Worker’ 플랫폼을 통해 설비 고장을 30% 줄이고, 유지보수 비용을 25%까지 절감하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업자가 고글을 쓰고 고장 난 장비를 바라보면, 화면 위에 AI가 단계별로 수리 방법을 보여주는 겁니다. 원격에 있는 전문가가 실시간으로 도와줄 수도 있고요.

이쯤 되면 AI가 단순히 ‘스마트’한 기술을 넘어, 사람의 지식을 확장시켜주는 파트너가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멉니다]

그렇다면 왜 모든 기업이 이런 시스템을 당장 도입하지 않을까요?
바로 “마지막 1마일의 벽” 때문입니다.

Deloitte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현장 근로자의 77%는 여전히 필요한 기술을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이는 단순히 예산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복잡하게 얽힌 레거시 시스템, 안전성과 보안에 대한 우려, 기술과 사람 사이의 ‘낯섦’이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MIT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실용적 해법을 제시합니다.

  • 시스템 간 호환성과 통합이 가능한 플랫폼 선택
  • 사용자 경험(DEX)을 최우선으로 하는 도구 설계
  • AI와 자동화를 ‘사람을 대신하는’ 것이 아닌, 사람을 도와주는 기술로 활용
  • 철저한 접근 제어와 보안 정책 도입

[결국, 답은 사람입니다]

‘프론트라인 혁신’은 기술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의 문제입니다.

기술은 거들 뿐입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그 기술을 믿고, 쉽게 쓸 수 있어야 변화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진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술을 이야기하기 전에, 현장을 이해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 “우리 근로자들은 어떤 문제에 가장 많이 부딪히는가?”
  • “어떤 순간에 기술이 그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가?”
  • “기술이 그들의 전문성을 방해하는 게 아니라, 확장시키고 있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기업들이, 미래에도 경쟁력을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변화는 기술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이 만듭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그렇게, 사람 중심으로 이어져야만 진짜 혁신이 됩니다.


참고문헌

  1. MIT Technology Review Insights. (2025, July 7). The digital future of industrial and operational work.
  2. Deloitte. (2023). Closing the technology gap for frontline wor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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